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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찌 이런 징글징글한 '로봇' 영화가 다 있을까!

지금까지 봐왔던 가장 '징그러운' 영화에는 화학약품으로 죽어서도 걸어 움직이면서 살아있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좀비들이 몰려나오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막 떠오르는데, 이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에서는 양적으로는 상대가 안 되지만 질적으로는 몇천의 좀비와 맞먹는 체력을 가진 T-800이 기다리고 있습니다(기다리지 않아도 로봇이 포스터에 나오는 그림 있지요? 그것만 봐도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을 듯). 그만큼 잘 묘사된 로봇이라는 뜻이지요. 특히 얼굴과 가슴 부분이 진짜 사람의 뼈와 조직을 기계로 옮겨 놓은 듯 합니다. 빨간 눈 역시 포인트.

사실, 터미네이터를 간단하게 정리하기엔 제 설명이 좀 짧은 감이 있어서 다른 리뷰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고, 주관적인 느낌만 간추려 적어봅니다.

이 작품은 인간과 기계(스카이넷)의 전투라는 기존 세계관을 거의 대부분 가져오면서, 강력한 전투신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습니다. 다만 줄거리는 다소 약한 편인데, 마커스의 정체를 알게 된 존 코너와 블레어(문 블러드 굿)의 갈등, 또는 마커스가 코너의 기지와 스카이넷의 본부에 침투해 코건 박사에 의해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되는 갈등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영화는 대단히 많은 전투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스카이넷의 비밀 기지에 잡힌 인간들을 풀어주기 위해 침투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영화는 로봇영화이기 이전에 '전쟁영화' 같은 느낌을 줍니다. 미래의 전투에 인간 대신 적군으로 로봇이 등장한 것 같다는 느낌? 혹자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 같은 전쟁영화의 느낌이 난다고도 하는데, 이 첫 전투신 장면 때문일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존 코너(크리스찬 베일)가 드디어 주인공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로봇과 인간의 싸움을 다룬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1, 2, 3편 공히 터미네이터(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인공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주인공이 될 만한 로봇으로 마커스와 마지막에 코너와 싸우던 T-800 정도가 될 듯 한데, 마커스도 , T-800도, 그래픽으로 우람한 몸매를 자랑하면서 출연하는 아놀드 형님도 인간인 코너에 비해서는 비중이 적습니다. 코너가 폐허가 된 지구(거의 미국)에서 인간 저항군의 행동대장으로서, 스카이넷을 바로 파괴하려는 저항군 본부에 맞서 아버지와 다른 인간들을 구해내는 정의로운 사람으로서, 마커스가 두 번째 생명을 포기하면서까지 심장을 주게 하는 중요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1, 2, 3편이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비교적 코너의 역할이 적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배트맨에서의 크리스찬 베일의 멋있고 깔끔한 외모와는 달리 허스키한 목소리에 거친 매력을 가진 코너로서의 변신도 꽤나 성공한 듯 합니다(원맨쇼 하는 것은 여전합니다만).

마지막에 마커스가 코너에게 심장을 떼어주는 장면은 좀 더 감동적인 모습으로 그려져도 될 터인데, 바로 마커스의 얼굴 대신에 코너가 가슴에 붕대를 한 채로 앉아있는 장면으로 넘어가서 '마커스가 아직 살아있는게 아닐까?' 하는 의심도 살짝 듭니다(에너지를 인간의 방식으로 얻는 마커스이기 때문에 불가능하겠지만). 터미네이터 세계관 안에서의 후속편으로서의 엄청난 이야기 전개를 기대하는 마니아들에게는 좀 실망이겠지만, 대신에 엄청난 스케일로는 만족할만할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봤던 '스타트렉 : 더 비기닝' 처럼 후속작품 역시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감독 맥지 (2009 / 독일, 영국, 미국)
출연 크리스찬 베일 (존 코너 역), 샘 워싱턴 (마커스 라이트 역), 안톤 옐친 (카일 리스 역), 문 블러드굿 (블레어 윌리엄스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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